전에 보고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, 약속 안잡은 주말 밤 문득 검색하다가 누군가가 유투브에 영화 전체를 올렸기에 다시한번 감상하게 되었다. (근데 다시봐도 포스터는 정말 못만들었다.)
나는 초등학교때는 잠잠한 학교에 살다가, 고개 너머에 있는 중학교로 가게 되었다. 17년만에 과학고 한명 보냈다고 자랑을 할 만큼 공부에 관심없는 학교였다. 그리고 매우 가난한 동네였고. 지금은 아니라지만 당시에는 그 주변에서 싸움으로도 유명했는데, 특히 내가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애들 중에는 유독 싸움을 잘하는 애들이 많았고, 이들은 반에서 애들 싸움 순위를 매기고 다녔다. 중학교 1학년때 애들은 정말 툭하면 싸웠다. 그리고 난 항상 싸움이 있을 거 같다면 피했고.
좀더 상징 레벨의 해석은 뒤로하고, 일단 영화에서 묘사되는 학생들의 행태는 정말 사실적이었다. 싸움 잘하는 애한테 말을 툭 뱉어놓고 '뭐라고 이새끼야? 다시한번 말해봐' 하면 절대 다시 하지는 못하면서도 기죽긴 싫어서 혼자 '아나x발 아놔' 중얼중얼 하는거나, 수업시간 중에도 화를 못참고 가서 때린다든가, 펜으로 찍는 다는가 뭐 이런 것들.
비록 영화는 권상우의 몸매로 더 유명해진 듯 했지만, 그렇게 묻혀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영화다. 그리고 다들 한번쯤 학생때 겪어봤을 법한 싸움 잘하는 친구들의 횡포에 대해 누구나 상상해왔던 통쾌한 반격을 이 영화는 대신 이루어 준다.
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옛 생각을 떠올리게 됐고 또다시 감정적이 되버렸다. 어서 잠이나 자야하는데, 부디 이런 감정적인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않았으면 좋겠다. 군대에서 상병이었을때 그런 감정적인 상태에 오랫 동안 빠졌던 일이 있었는데,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기에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.